분산에 대한 세 가지 착각
펀드를 세 개 샀으니 세 곳에 나눠 담았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익숙한 내 나라 주식이면 충분하다고 여기기도 합니다. 평소에 따로 움직이던 자산이 위기 때도 서로를 받쳐 줄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합니다. 이 세 가지 착각을 하나씩 확인합니다.
펀드를 여러 개 사면 분산일까
2장에서 나눠 담는 효과는 담은 것들이 얼마나 함께 움직이는지가 정한다고 했습니다. 이 결론을 가장 놓치기 쉬운 곳이 펀드를 고를 때입니다.
인덱스 펀드는 시장 지수의 수익률을 따라가려는 펀드입니다. 지수에 든 종목을 모두 담거나 일부를 골라 담고, 그 종목들의 위험을 그대로 집니다.[1] 그러니 같은 지수를 따르는 펀드 세 개는 거의 같은 종목을 담은 바구니 세 개입니다. 세 펀드는 거의 똑같이 움직이고, 서로의 두 값이 함께 움직이는 정도를 −1에서 1 사이 숫자로 나타낸 것입니다. 1은 늘 같은 방향, 0은 직선 관계 없음, −1은 늘 정반대를 뜻합니다.종목 수와 상관계수 챕터에서 보기는 1에 가깝습니다.

같은 노래를 스피커 세 대로 튼다고 다른 노래 세 곡이 되지는 않습니다. 노래가 끊기면 세 대가 함께 멈춥니다. 스피커가 펀드 상품이고, 노래가 펀드가 따라가는 지수와 그 안의 종목입니다. 다만 펀드는 상품마다 보수율이 다를 수 있고, 수익률이 조금씩 어긋날 수도 있습니다.
같은 지수 펀드 세 개에 나눠 넣어도 한 펀드에 모두 넣은 것과 위험이 거의 같습니다. 늘 함께 움직이는 것은 몇 개를 담아도 하나처럼 흔들리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펀드가 같은 종목을 담은 상태를 서로 다른 펀드가 같은 종목을 담고 있는 상태입니다. 펀드 수를 늘려도 위험은 거의 줄지 않습니다.이라고 합니다. 펀드를 늘려 얻는 효과는 거의 없고, 챙겨 볼 상품만 늘어납니다. 투자 대상을 늘릴수록 보수와 비용이 더 들어 수익률이 낮아질 수도 있습니다.[2]
계산 과정 보기
2장의 식 σ × √(ρ + (1 − ρ) ÷ n)에 ρ = 1, n = 3을 넣으면 σ × √(1 + 0 ÷ 3) = σ로, 펀드 하나의 가격이 시간에 따라 얼마나 크게 오르내리는지를 나타낸 숫자입니다. 보통 수익률의 표준편차로 잽니다.종목 수와 상관계수 챕터에서 보기과 같습니다.
지수가 달라도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펀드에 투자한다고 바로 분산이 되지는 않고, 한 업종에 집중한 펀드라면 더욱 그렇습니다.[2] 반도체 펀드와 정보기술 펀드처럼 이름이 달라도 같은 큰 회사를 함께 담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2장의 표에서 상관계수가 높은 쪽에 해당합니다. 시가총액이 큰 회사일수록 비중이 커지는 지수의 규칙은 인덱스 투자 코스 1장에서 다루었습니다.
따라가는 지수가 같은가, 상위 보유 종목이 겹치는가.
투자하기 전에 투자설명서와 최근 보고서를 읽으라는 것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안내입니다. 펀드가 공시한 보유 종목과 지수가 종목을 고르는 방법도 확인하라고 합니다.[1] 두 펀드의 상위 보유 종목을 나란히 놓으면 겹치는 정도가 바로 보입니다.
내 나라에만 담으면
여러 나라에 나눠 담는 여러 나라의 주식시장에 나눠 담아, 한 나라의 회사들이 함께 겪는 위험을 줄이는 방법입니다.으로 위험을 더 줄일 수 있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습니다.[3] 나라 사이의 상관이 한 나라 안 종목들 사이보다 낮다면 바닥이 내려가기 때문입니다.[6] 그런데 실제 투자자들은 자기 나라 주식에 크게 쏠려 있습니다. French와 Poterba는 1991년 논문에서 세 나라 투자자의 쏠림을 이렇게 추정했습니다.[3]
| 투자자 | 가진 주식 가운데 자기 나라 주식 |
|---|---|
| 일본 | 98% 넘게 |
| 미국 | 94% |
| 영국 | 82% |
이런 쏠림을 여러 나라에 나눠 담는 이점이 알려져 있는데도 재산 대부분을 자기 나라 자산에 담는 경향입니다. 홈 바이어스(home bias)라고도 합니다.이라고 합니다. 저자들은 이 쏠림이 제도의 제약보다 투자자의 선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았습니다.[3] 투자자들이 자기 나라 주식이 다른 나라 주식보다 해마다 몇 %p씩 더 벌 거라고 기대해야 설명된다는 것입니다.[3] 몇 종목에 몰아 담고 자주 사고판 개인 투자자의 수익률이 얼마나 깎였는지는 행동재무학 코스 2장에서 다룹니다.
한국 주식은 세계 주식시장에서 얼마나 될까요? MSCI ACWI IMI는 지수 회사 MSCI가 만드는 세계 주식 지수입니다.[4] 2026년 6월 30일 기준 이 지수에서 한국의 비중은 2.8%였습니다.[4]
국내 주식에만 담으면 세계 주식시장의 작은 한 조각에 돈을 모두 거는 셈입니다. 나머지 97.2%는 담지 않습니다.[4] 한 나라의 경기와 정책은 그 나라 회사들이 함께 겪는 일입니다. 그래서 국내 종목을 아무리 많이 담아도 1장의 경기나 정부 정책처럼 시장 전체가 함께 겪는 일에서 오는 위험입니다. 시장 위험이라고도 하며, 나눠 담아도 남습니다.회사의 위험과 시장의 위험 챕터에서 보기처럼 남습니다.[6]
반대로 세계 지수를 시가총액 비중대로 담으면 같은 날 기준 미국 한 나라에 62.7%가 몰립니다.[4] 어느 나라에 얼마나 담을지는 환율과 비용까지 함께 따질 문제입니다. 이 챕터가 정답 비중을 정해 주지는 않습니다. 다만 내가 무엇에 얼마나 걸려 있는지는 먼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계산 과정 보기
국내 주식만 담으면 담지 않는 몫은 100% − 2.8% = 97.2%입니다(2026년 6월 30일 기준).
위기 때 함께 떨어진다
마지막 착각은 상관계수가 언제나 같다는 믿음입니다. 실제 상관계수는 시기마다 달라집니다.[6]
Longin과 Solnik은 2001년 논문에서 이 문제를 따졌습니다. 다섯 개 큰 주식시장의 1959~1996년 월간 수익률을 살펴본 연구입니다.[5] 상관이 늘 같아도 흔들림이 큰 시기만 골라 재면 상관이 높게 나오는 착시가 있습니다. 저자들은 이 착시를 감안한 기준과 견주었습니다.[5] 크게 오른 달의 상관은 기준과 어긋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크게 떨어진 달의 상관은 기준보다 훨씬 높았습니다.[5] 분산 효과가 가장 필요한 때에 오히려 줄어든다는 후속 연구들도 있습니다.[6]
그 무게를 2장의 예로 재 보겠습니다. 변동성 30%인 종목 30개를 같은 비중으로 담았습니다. 평소 상관계수 0.2가 위기 때 0.6으로 높아진다고 가정합니다. 0.6은 설명을 위해 정한 값입니다.
| 구분 | 상관계수 | 30종목 묶음의 변동성 | 바닥 |
|---|---|---|---|
| 평소 | 0.2 | 14.3% | 13.4% |
| 위기 | 0.6 | 23.5% | 23.2% |
종목 수는 그대로인데 흔들림은 14.3%에서 23.5%로 커집니다. 종목을 더 사서 이 차이를 메울 수도 없습니다. 30종목이면 남은 흔들림이 이미 바닥에 붙어 있기 때문입니다.
계산 과정 보기
- 평소: 30% × √(0.2 + 0.8 ÷ 30) = 14.3%, 바닥은 30% × √0.2 = 13.4%입니다.
- 위기: 30% × √(0.6 + 0.4 ÷ 30) = 23.5%, 바닥은 30% × √0.6 = 23.2%입니다.
“평소에 따로 움직이던 종목과 시장이니, 폭락장에서도 서로를 받쳐 줄 것이다”라는 생각입니다. 평소에 잰 상관계수는 평소의 값일 뿐입니다. 크게 떨어지는 시기에는 함께 떨어지는 정도가 더 강할 수 있고, 나눠 담기의 효과도 함께 줄어듭니다. 분산의 효과는 평소가 아니라 위기 때의 상관을 기준으로 가늠해야 합니다.
주식끼리의 상관이 위기 때 높아진다면, 성격이 다른 자산을 섞는 방법이 남습니다. 역사적으로 주식, 채권, 예금, 단기 국채처럼 값이 거의 흔들리지 않고 곧바로 쓸 수 있는 자산입니다.비율이 흔들림을 정한다 챕터에서 보기은 같은 때 함께 오르내리지 않았습니다.[2] 한 성격이 비슷해 시장에서 비슷하게 움직이는 투자 대상의 묶음입니다. 주식, 채권, 현금성 자산이 대표적입니다.비율이 흔들림을 정한다 챕터에서 보기에 좋은 시장 상황이 다른 자산군에는 평범하거나 나쁜 일이 많았습니다.[2] 다만 자산군 사이의 상관도 늘 같지는 않습니다. 국제결제은행(BIS)의 2023년 분석에 따르면 미국 주식과 국채는 2021년 전까지 약 20년 동안 대체로 반대로 움직였습니다.[7] 그런데 2021년 중반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7]
세 챕터를 꿰면 분산을 따지는 질문 세 개가 남습니다.
- 이 위험은 회사 하나의 일인가, 시장 전체의 일인가? (1장)
- 담은 것들은 얼마나 함께 움직이는가? (2장)
- 여러 개처럼 보이는 것이 실제로는 같은 것은 아닌가, 그 관계가 위기 때도 유지되는가? (3장)
나눠 담기는 평균 수익률을 올리는 기술이 아닙니다. 피할 수 있는 위험을 덜어 내고, 끝까지 남는 시장 위험의 크기를 알고 지는 방법입니다.
남는 시장 위험을 얼마나 질지는 주식과 채권, 현금성 자산을 어떤 비율로 섞느냐로 정해집니다. 다음에 이어질 주제는 그 비율을 정하고 유지하는 방법인 자산 배분과 리밸런싱입니다.
용어 정리
- 보유 종목 중복
- 서로 다른 펀드가 같은 종목을 담고 있는 상태입니다. 펀드 수를 늘려도 위험은 거의 줄지 않습니다.
- 자국 편중
- 여러 나라에 나눠 담는 이점이 알려져 있는데도 재산 대부분을 자기 나라 자산에 담는 경향입니다. 홈 바이어스(home bias)라고도 합니다.
- 국제 분산
- 여러 나라의 주식시장에 나눠 담아, 한 나라의 회사들이 함께 겪는 위험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이해도 점검
정답 0 / 4Q1같은 지수를 따라가는 인덱스 펀드 세 개에 100만 원씩, 모두 300만 원을 넣었습니다. 이 사람이 얻은 분산 효과를 바르게 설명한 것은 무엇입니까?
Q2국내 주식만 서로 다른 업종으로 수십 종목 골라 담았습니다. 이 묶음을 바르게 설명한 것은 무엇입니까?
Q3Longin과 Solnik(2001)이 1959~1996년 다섯 개 큰 주식시장의 월간 수익률에서 찾은 결과로 맞는 것은 무엇입니까?
Q4변동성이 모두 같은 종목 30개를 같은 비중으로 담은 묶음이 있습니다. 평소에는 덜 함께 움직이던 종목들이 위기 때 훨씬 더 함께 움직이게 되면 묶음의 변동성은 어떻게 됩니까?
이 챕터의 요약
- 같은 지수를 따라가는 펀드를 여러 개 사는 것은 거의 같은 것을 여러 번 담는 일이라 분산 효과가 거의 없습니다.
- 국내 주식만 담으면 종목이 많아도 한 나라가 함께 겪는 위험이 남고, 세계 주식시장의 작은 한 조각(2026년 6월 30일 기준 2.8%)에 모두 거는 셈입니다.
- 큰 하락기에는 시장 사이 상관이 높아질 수 있고, 그러면 나눠 담은 묶음도 더 크게 흔들립니다.
출처와 신뢰도
- AIndex Funds · Investor.gov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규제기관의 투자자 교육 자료입니다. 인덱스 펀드는 지수의 수익률을 따라가려 지수의 종목 전부나 표본을 담고 그 종목들의 일반적인 위험을 그대로 진다는 설명과, 투자 전에 투자설명서와 보고서, 공시된 보유 종목, 지수 구성 방법을 확인하라는 안내를 가져왔습니다.본문으로
- ABeginners' Guide to Asset Allocation, Diversification, and Rebalancing · Investor.gov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규제기관의 투자자 안내서입니다. 펀드라고 바로 분산이 되지는 않으며 한 업종에 집중한 펀드는 더욱 그렇다는 설명, 투자 대상을 늘리면 보수와 비용이 더 들 수 있다는 경고, 주식·채권·현금성 자산이 역사적으로 같은 때 함께 오르내리지 않았다는 설명을 가져왔습니다.본문으로
- AKenneth R. French, James M. Poterba, “Investor Diversification and International Equity Markets” (1991) · NBER Working Paper 3609연구 논문입니다(American Economic Review 81(2) 게재). 일본·미국·영국 투자자의 주식 가운데 자국 주식 비중 추정치(98% 이상, 94%, 82%)와, 이 쏠림이 제도의 제약보다 투자자의 선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는 결론을 초록에서 가져왔고, 기대수익률 차이가 연 수익률 기준 수백 bp(미국 투자자 250bp, 영국 투자자 500bp 넘게)라는 점은 같은 페이지의 논문 PDF 본문에서 확인했습니다.본문으로
- AA Complete Geographic Breakdown of the MSCI ACWI IMI · MSCI지수 회사가 낸 자료의 2026년 8월판입니다(URL 폴더 이름은 february-2026). 2026년 6월 30일 기준 시장별 비중(미국 62.7%, 일본 5.6%, 대만 3.4%, 영국 3.1%, 캐나다 3.0%, 한국 2.8%)과, 이 지수가 투자 가능한 세계 주식시장을 덮는 지수라는 설명을 가져왔습니다.본문으로
- AFrançois Longin, Bruno Solnik, “Extreme Correlation of International Equity Markets” (2001) · Journal of Finance 56(2) (ESSEC 경영대학원 교수 연구 기록)동료 심사 학술지 논문의 초록입니다. 1959년 1월~1996년 12월 다섯 개 큰 주식시장의 월간 수익률에서 크게 떨어진 달의 상관이 정규분포 가정보다 훨씬 높았다는 결과와, 변동성이 큰 시기만 골라 재면 상관이 높게 나오는 착시에 대한 경고를 가져왔습니다.본문으로
- BDiversification (finance) · 위키백과 (영어)출처를 단 정리 문서입니다. 상관이 낮은 여러 나라 시장에 나눠 담으면 자국 자산만 담을 때보다 위험을 더 줄일 수 있다는 국제 분산의 설명과, 시장 스트레스 때 상관이 높아져 분산 효과가 줄어든다는 후속 연구의 정리를 가져왔습니다.본문으로
- AMarco Lombardi, Vladyslav Sushko, “The correlation of equity and bond returns” (BIS Quarterly Review 2023년 12월, Box A) · 국제결제은행(BIS)중앙은행들의 국제기구가 낸 분기 보고서의 분석 상자입니다(견해는 저자의 것이라고 밝힘). 미국 주식과 국채 수익률의 상관이 물가 급등과 함께 2021년 중반 음에서 양으로 바뀌었고, 지난 20년은 음의 상관이 보통이었다는 설명을 가져왔습니다.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