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와 금리는 왜 반대로 움직이는가
주식 한 주는 회사가 앞으로 벌 이익의 몫이지만, 그 몫은 아직 오지 않은 돈입니다. 미래의 돈을 오늘 값으로 바꾸는 방법과, 금리가 오를 때 주가가 내리는 이유를 살펴봅니다.
내일의 1,000원은 오늘 얼마인가
앞 챕터에서 주식 한 주는 회사가 앞으로 벌 이익의 몫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이익은 내년에, 10년 뒤에, 30년 뒤에 들어옵니다. 오늘 받는 1,000원과 10년 뒤에 받는 1,000원은 같은 돈일까요?
복리 코스 1장에서 100만 원을 한 해 7%로 30년 굴리면 약 761만 원이 된다고 했습니다. 거꾸로 보면, 한 해 7%로 굴릴 수 있는 사람에게 30년 뒤의 761만 원은 오늘의 100만 원과 같습니다. 미래의 돈을 이렇게 오늘 값으로 되돌리는 것을 할인이라고 합니다. 이때 쓰는 비율이 미래의 돈을 오늘 값으로 바꿀 때 쓰는 한 해 비율입니다. 주식에서는 투자자가 위험을 지는 대가로 요구하는 수익률입니다.이고, 되돌린 값이 미래에 받을 돈을 오늘의 금액으로 바꾼 값입니다. 먼 미래의 돈일수록 작아집니다.입니다.

복리가 눈덩이를 굴려 키우는 영상이라면, 할인은 그 영상을 거꾸로 돌리는 것입니다. 다 큰 눈덩이가 미래에 받을 돈이고, 끝까지 되감아 손에 남는 작은 눈덩이가 현재가치입니다. 오래 굴린 눈덩이일수록, 빨리 굴린(할인율이 높은) 눈덩이일수록 되감으면 더 작아집니다. 다만 주식이 미래에 줄 돈은 눈덩이처럼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같은 1,000원이라도 먼 미래의 돈일수록 오늘 값이 작습니다. 할인율 8%로 따져 보면 이렇습니다.
| 언제 받는 1,000원 | 오늘 값 |
|---|---|
| 1년 뒤 | 약 926원 |
| 10년 뒤 | 약 463원 |
| 30년 뒤 | 약 99원 |
할인율이 오르면 같은 미래 돈의 오늘 값은 더 줄어듭니다. 한국은행도 금리가 오르면 주식, 채권, 부동산에서 얻을 미래 수익의 현재가치가 낮아져 자산가격이 떨어진다고 설명합니다.[1]
계산 과정 보기
현재가치 = 미래 금액 ÷ (1 + 할인율)^기간입니다. 할인율 8%라면 1,000 ÷ 1.08 = 약 926원, 1,000 ÷ 1.08¹⁰ = 약 463원, 1,000 ÷ 1.08³⁰ = 약 99원입니다.
주가는 앞으로 받을 배당의 합이다
주식을 가진 사람이 받는 돈은 두 가지입니다. 갖고 있는 동안 받는 배당과, 나중에 팔 때 받는 가격입니다. 그런데 팔 때의 가격도 다음 주인이 받을 배당으로 정해집니다. 그래서 끝까지 따라가면, 주식의 값은 앞으로 받을 배당 전부의 현재가치를 더한 것입니다.[2] 이렇게 보는 방법을 주식의 값을 그 주식이 앞으로 줄 배당 전부의 현재가치 합으로 보는 방법입니다.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할인율은 주주가 요구하는 수익률입니다. 위험이 없는 자산의 금리에, 주식의 위험을 지는 대가(위험이 없는 자산의 금리보다 더 얹어 요구하는 수익률로, 위험을 지는 대가입니다.)를 얹어 정합니다.[2] 그래서 채권 시장에서 그날 매겨지는 수익률로, 지금 새로 돈을 빌려주면 받을 수 있는 이자율입니다.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이 내리는 이유 챕터에서 보기가 오르거나, 투자자가 위험을 더 꺼리면 할인율이 오릅니다.
배당이 해마다 같은 비율로 영원히 는다고 하면, 이 끝없는 합이 짧은 식 하나로 줄어듭니다.[2] 1956년 엘리 셔피로와 함께 이 식을 발표한 마이런 고든의 이름을 따서 배당이 해마다 같은 비율로 영원히 는다고 보는 배당할인모형입니다.이라고 부릅니다.[3]
할인율과 성장률의 차이가 작을수록 주가가 커집니다. 배당이 빨리 늘수록, 투자자가 바라는 수익률이 낮을수록 주가가 높아진다는 뜻입니다.
가나전자로 따져 보겠습니다. 내년 배당은 한 주에 1,000원이고, 그 뒤로 해마다 3%씩 는다고 가정합니다. 투자자가 요구하는 수익률은 8%입니다. 그러면 가나전자의 주가는 2만 원입니다.
이 2만 원을 나눠 보면 놀라운 점이 보입니다. 첫 10년 동안 받을 배당은 2만 원의 37.8%에 그칩니다. 나머지 62.2%는 10년 뒤부터 받을 배당에서 나옵니다. 주가의 대부분은 먼 미래에 대한 값이고, 먼 미래의 돈일수록 할인율에 크게 흔들립니다.
계산 과정 보기
고든 성장 모형은 주가 = 내년 배당 ÷ (할인율 − 성장률)입니다.
- 가나전자: 1,000 ÷ (0.08 − 0.03) = 2만 원
- 10년 뒤 몫의 비중: (1.03 ÷ 1.08)¹⁰ = 0.622입니다. 첫 10년 배당의 현재가치를 직접 더하면 7,550원으로 37.8%이고, 나머지 1만 2,450원이 10년 뒤 몫입니다.
할인율이 1%p 오르면
가나전자의 배당 전망은 그대로 두고, 할인율만 8%에서 9%로 올려 보겠습니다. 주가는 1만 6,667원이 되어 16.7% 내립니다. 받을 배당은 한 푼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같은 배당을 기다리는 대가가 커졌을 뿐인데, 오늘 치를 값이 6분의 1만큼 줄었습니다.
배당이 더 빨리 늘 것으로 보는 회사는 더 크게 흔들립니다. 가상의 회사 다라바이오도 내년 배당이 1,000원이지만, 해마다 5%씩 는다고 해 보겠습니다.
| 회사 | 배당 성장률 | 할인율 8% | 할인율 9% | 변화 |
|---|---|---|---|---|
| 가나전자 | 3% | 2만 원 | 1만 6,667원 | −16.7% |
| 다라바이오 | 5% | 3만 3,333원 | 2만 5,000원 | −25% |
다라바이오는 가치의 75.4%가 10년 뒤의 배당에서 나옵니다. 기다릴 돈이 많을수록, 기다리는 값의 변화에 더 민감합니다.
거꾸로 할인율이 7%로 내리면 두 회사는 각각 25%, 50% 오릅니다. 할인율이 성장률에 가까울수록 같은 1%p의 무게가 커집니다.
실제 시장도 이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벤 버냉키와 케네스 커트너는 미국에서 예상하지 못한 0.25%p 정책금리 인하가 평균적으로 주가지수 약 1% 상승과 이어진다는 결과를 냈습니다.[4] 이 반응의 가장 큰 부분은 투자자가 요구하는 위험 대가가 바뀐 데서 나왔습니다.[4] 금리가 바뀌면 위험을 대하는 태도도 함께 바뀐다는 뜻입니다.
다만 금리가 홀로 움직이는 일은 드뭅니다. 금리가 바뀔 때는 경기와 회사의 이익 전망도 함께 바뀝니다. 그래서 위의 계산은 “다른 조건이 같다면”이라는 단서가 붙은 계산입니다.
계산 과정 보기
- 가나전자: 할인율 9%에서 1,000 ÷ (0.09 − 0.03) = 1만 6,667원
- 다라바이오: 할인율 8%에서 1,000 ÷ 0.03 = 3만 3,333원, 9%에서 1,000 ÷ 0.04 = 2만 5,000원입니다. 10년 뒤 몫의 비중은 (1.05 ÷ 1.08)¹⁰ = 0.754입니다.
- 할인율 7%: 가나전자 1,000 ÷ 0.04 = 2만 5,000원, 다라바이오 1,000 ÷ 0.02 = 5만 원
모형이 말해 주지 않는 것
고든 성장 모형은 단순한 만큼 약점도 분명합니다. 가장 큰 약점은 넣는 숫자, 특히 성장률에 지나치게 민감하다는 점입니다.[2] 가나전자의 성장률을 3%에서 4%로 1%p만 올려도 주가는 25% 뜁니다. 성장률을 7%로 잡으면 주가는 10만 원이 됩니다. 성장률이 할인율에 다가갈수록 값은 끝없이 커지고, 할인율을 넘으면 식이 뜻을 잃습니다.[2]
“모형에 숫자를 넣어 적정 주가를 구하고, 시장 가격이 더 낮으면 싼 주식”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성장률과 할인율은 아무도 정확히 알 수 없는 추정값입니다. 둘 가운데 하나만 1%p 바꿔도 결과가 16~25%씩 움직입니다. 모형의 적정가는 넣은 가정만큼만 믿을 수 있습니다.
모형이 잘 맞는 회사도 한정되어 있습니다. 교과서는 경제 성장률 수준으로 안정적으로 크고, 배당 정책이 자리 잡은 회사에 가장 맞는다고 설명합니다.[2] 배당을 거의 주지 않거나, 빠르게 크다가 꺾일 회사에는 처음부터 맞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모형은 적정가를 맞히는 계산기보다, 시장 가격에 담긴 기대를 읽는 도구로 쓰는 편이 안전합니다. 식을 옮기면, 주주가 바라는 수익을 배당과 주가 상승이 나눠 채운다는 뜻이 됩니다.[3] 가나전자가 시장에서 2만 5,000원에 거래된다고 해 보겠습니다. 할인율 8%를 그대로 두면, 시장은 배당이 해마다 4%씩 늘 것으로 보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 회사의 배당이 해마다 4%씩 영원히 늘까?“는 “이 주식이 싼가?“보다 따져 볼 수 있는 질문입니다.
계산 과정 보기
식을 옮기면 할인율 = 주당 배당을 주가로 나눈 비율입니다.주식에 대한 네 가지 착각 챕터에서 보기(내년 배당 ÷ 주가) + 성장률입니다.
- 가나전자 2만 원: 1,000 ÷ 20,000 = 5%이고, 5% + 3% = 8%로 맞습니다.
- 성장률 4%: 1,000 ÷ 0.04 = 2만 5,000원, 성장률 7%: 1,000 ÷ 0.01 = 10만 원
- 시장 가격 2만 5,000원: 0.08 − 1,000 ÷ 25,000 = 4%
이 눈으로 보면 주식을 둘러싼 흔한 말들이 다르게 들립니다. 다음 챕터에서는 PER, 배당, 급락, 주식 한 주를 여러 주로 나누는 것으로, 주식 수는 늘고 한 주의 가격은 그 비율만큼 줄어듭니다.주식에 대한 네 가지 착각 챕터에서 보기에 대한 네 가지 착각을 하나씩 짚습니다.
용어 정리
- 현재가치
- 미래에 받을 돈을 오늘의 금액으로 바꾼 값입니다. 먼 미래의 돈일수록 작아집니다.
- 할인율
- 미래의 돈을 오늘 값으로 바꿀 때 쓰는 한 해 비율입니다. 주식에서는 투자자가 위험을 지는 대가로 요구하는 수익률입니다.
- 배당할인모형
- 주식의 값을 그 주식이 앞으로 줄 배당 전부의 현재가치 합으로 보는 방법입니다.
- 고든 성장 모형
- 배당이 해마다 같은 비율로 영원히 는다고 보는 배당할인모형입니다.
- 위험 프리미엄
- 위험이 없는 자산의 금리보다 더 얹어 요구하는 수익률로, 위험을 지는 대가입니다.
이해도 점검
정답 0 / 4Q1할인율이 같다면, 10년 뒤에 받을 1,000원과 30년 뒤에 받을 1,000원 가운데 오늘 값이 더 작은 쪽은 어느 것입니까?
Q2가나전자의 배당 전망은 그대로인데, 투자자가 요구하는 수익률(할인율)이 8%에서 9%로 올랐습니다. 배당할인모형으로 본 주가는 어떻게 됩니까?
Q3두 회사 모두 내년 배당이 1,000원이고 할인율은 8%입니다. 가나전자는 배당이 해마다 3%씩, 다라바이오는 5%씩 늘 것으로 봅니다. 할인율이 9%로 오를 때 맞는 설명은 무엇입니까?
Q4내년 배당 1,000원, 할인율 8%인 주식이 시장에서 2만 5,000원에 거래됩니다. 배당할인모형으로 이 가격을 읽은 것으로 가장 알맞은 것은 무엇입니까?
이 챕터의 요약
- 미래의 돈은 할인해서 오늘 값으로 바꾸고, 먼 미래의 돈일수록 오늘 값이 작습니다.
- 배당할인모형은 주가를 앞으로 받을 배당 전부의 오늘 값으로 봅니다.
- 할인율이 오르면 주가가 내리고, 먼 미래 몫이 큰 주식일수록 더 흔들리며, 모형도 가정에 아주 민감합니다.
출처와 신뢰도
- A통화정책 효과의 파급 · 한국은행중앙은행의 공식 설명입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주식·채권·부동산에서 얻을 미래 수익의 현재가치가 낮아져 자산가격이 하락한다는 자산가격경로 설명을 가져왔습니다.본문으로
- BInvestment Valuation, Chapter 13: Dividend Discount Models · Aswath Damodaran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널리 쓰이는 가치평가 교과서의 저자 공개본입니다. 주식의 값은 기대 배당의 현재가치 합이라는 일반식, 고든 성장 모형 DPS1 ÷ (ke − g), 자기자본비용 = 무위험 금리 + 위험 프리미엄이라는 예시, 성장률 입력에 극도로 민감해 성장률이 할인율에 다가가면 값이 무한대로 커지고 넘으면 음수가 된다는 한계, 경제 성장률 수준으로 안정적으로 크고 배당 정책이 자리 잡은 회사에 가장 맞는다는 설명을 가져왔습니다.본문으로
- BDividend discount model · Wikipedia출처를 단 정리 문서입니다. 일정 성장형 배당할인모형이 Myron J. Gordon과 Eli Shapiro의 1956년 발표에서 이름을 얻었다는 내력과, 식을 바꾸면 배당수익률 + 성장률 = 자기자본비용이 된다는 정리를 가져왔습니다.본문으로
- AWhat Explains the Stock Market's Reaction to Federal Reserve Policy? (FEDS 2004-16) ·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Ben S. Bernanke, Kenneth N. Kuttner)중앙은행이 발간한 원 논문의 초록입니다. 예상하지 못한 0.25%p 정책금리 인하가 평균적으로 넓은 주가지수 약 1% 상승과 연결되고, 그 반응의 가장 큰 부분은 기대 초과수익(위험 대가)의 변화로 설명된다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