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시간이 원금을 이기는가
매달 얼마를 넣느냐보다 몇 년을 두느냐가 결과를 더 크게 흔듭니다. 이 챕터는 그 이유를 곡선 하나로 보여주고, 암산으로 확인하는 방법까지 다룹니다.
이자가 이자를 낳는다는 말의 실제 모양#
은행에 100만 원을 넣고 해마다 7%를 받는다고 해보겠습니다. 첫해에 붙는 이자는 7만 원입니다. 둘째 해에도 7만 원일까요? 아닙니다. 둘째 해에는 원금이 107만 원이 되었으므로 이자는 7만 4,900원이 됩니다. 늘어난 4,900원은 첫해 이자가 스스로 벌어온 돈입니다.
눈사람을 만들 때 눈덩이를 굴리는 장면을 떠올려 보세요. 처음에는 손바닥만 한 덩어리라 한 바퀴 굴려도 별로 커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덩어리가 커질수록 한 바퀴에 달라붙는 눈의 양도 함께 늘어납니다. 같은 힘으로 같은 거리를 굴렸는데 나중에 붙는 눈이 훨씬 많아지는 것, 이것이 복리입니다.
이 차이는 처음 몇 년 동안은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아래 그림에서 두 선이 갈라지기 시작하는 지점을 보세요. 10년 차까지는 두 선이 거의 붙어 있지만, 20년을 넘어서면서 격차가 급격히 벌어집니다.
곡선이 휘기 시작하는 이 지점이 중요합니다. 많은 사람이 투자를 시작하고 3년쯤 지나 “생각보다 안 늘어난다”라고 느끼며 그만두는데, 그 구간은 곡선이 아직 직선처럼 보이는 구간입니다. 복리가 실제로 일하는 구간은 그 뒤에 있습니다.[1]
72의 법칙으로 암산하기#
계산기 없이도 “내 돈이 두 배가 되는 데 몇 년이 걸리는가”를 알아내는 방법이 있습니다. 72를 연 수익률로 나누면 됩니다.
두 배가 되는 기간(년) ≈ 72 ÷ 연 수익률(%)
연 6%라면 72 ÷ 6 = 12년, 연 9%라면 72 ÷ 9 = 8년입니다. 수익률이 1.5배가 되면 기다리는 시간은 3분의 2로 줄어듭니다.
이 어림값이 얼마나 정확한지 실제 계산과 비교해 보겠습니다.
| 연 수익률 | 72의 법칙 | 실제 계산 | 오차 |
|---|---|---|---|
| 2% | 36.0년 | 35.0년 | +1.0년 |
| 6% | 12.0년 | 11.9년 | +0.1년 |
| 8% | 9.0년 | 9.0년 | 거의 없음 |
| 12% | 6.0년 | 6.1년 | −0.1년 |
| 25% | 2.9년 | 3.1년 | −0.2년 |
6%에서 12% 사이에서는 오차가 0.1년 안팎에 그칩니다. 우리가 실제로 마주하는 수익률 대부분이 이 구간에 있으므로, 암산 도구로 쓰기에 충분합니다.[2]
72의 법칙은 수익률이 매년 똑같을 때만 성립합니다. 실제 주식시장처럼 어떤 해는 +20%, 어떤 해는 −15%를 오가는 상황에서는 “평균 7%니까 10년이면 두 배”라는 계산이 빗나갑니다. 왜 빗나가는지는 다음 챕터에서 다루겠습니다.
늦게 시작하면 무엇을 잃는가#
복리에서 잃어버린 시간은 나중에 더 큰 원금으로도 잘 메워지지 않습니다. 숫자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연 7% 수익률을 가정하고 두 사람을 비교합니다.
- 먼저 시작한 사람: 25세부터 35세까지 10년간 매년 300만 원을 넣고, 그 뒤로는 한 푼도 넣지 않습니다. 총 투입액 3,000만 원.
- 나중에 시작한 사람: 35세부터 65세까지 30년간 매년 300만 원을 넣습니다. 총 투입액 9,000만 원.
65세 시점에 먼저 시작한 사람은 약 3억 3,800만 원, 나중에 시작한 사람은 약 3억 300만 원을 갖게 됩니다. 3분의 1만 넣은 사람이 더 많이 가집니다. 투입한 돈의 차이는 6,000만 원인데, 결과는 오히려 뒤집힙니다.
이것은 돈의 문제가 아니라 자리의 문제입니다. 일찍 넣은 300만 원은 40년 동안 자리를 지키며 계속 새끼를 칩니다. 늦게 넣은 300만 원은 몇 년만 일하고 끝납니다. 같은 300만 원이라도 언제 자리를 잡았느냐에 따라 하는 일의 양이 다릅니다.
그래서 복리를 다룰 때 가장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은 “얼마를 넣을 수 있는가”가 아니라 “언제부터 넣기 시작하는가”입니다. 다만 이 계산에는 아직 반영하지 않은 것이 많습니다. 수수료, 세금, 그리고 수익률이 매년 흔들린다는 사실입니다. 다음 챕터에서 이 셋을 차례로 넣어 보겠습니다.
Q1연 수익률이 9%일 때, 원금이 두 배가 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대략 얼마입니까?
Q2복리 곡선이 눈에 띄게 휘어 오르기 시작하는 구간은 대체로 언제입니까?
Q310년만 넣고 멈춘 사람이 30년을 넣은 사람보다 더 많이 갖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 복리는 이자가 다시 원금이 되는 구조이며, 초반에는 단리와 거의 구별되지 않습니다.
- 72 ÷ 수익률로 두 배가 되는 기간을 암산할 수 있고, 6~12% 구간에서 오차가 매우 작습니다.
- 복리에서 가장 비싼 자원은 원금이 아니라 시간이며, 늦은 출발은 더 큰 금액으로도 잘 메워지지 않습니다.
- ACompound Interest Calculator — Investor.gov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규제기관이 직접 제공하는 계산기. 본문의 성장 곡선 수치를 이 계산기로 재현할 수 있습니다.
- BRule of 72 — Wikipedia공식의 유도 과정과 오차 범위를 정리한 문서. 수식 자체는 검증이 쉬우나 2차 자료이므로 B로 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