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위기는 집 대출에서 어떻게 번졌나
2008년 9월 미국 투자은행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하자 세계 금융시장이 얼어붙었습니다. 출발점은 미국의 집 대출이었습니다. 대출이 증권이 되어 퍼지고, 빚으로 커진 금융회사가 짧은 돈에 기대다 무너진 순서를 따라갑니다.
1997년과 다른 출발점
1장의 위기는 한 나라가 외국에서 짧게 빌린 달러에서 시작됐습니다. 2008년 위기의 출발점은 세계 금융의 한가운데인 미국의 집 대출이었습니다.[2] 미국 평균 집값은 1998년부터 2006년까지 두 배 넘게 올랐습니다.[2]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역사 자료는 이를 미국 기록에서 가장 가파른 상승이라고 적었습니다.[2]
집 대출을 묶어 파는 증권화
예전 미국에서는 신용 기록이 나쁘거나 계약금이 적으면 집 대출을 받기 어려웠습니다.[1] 2000년대 초중반에는 이런 사람에게도 위험이 큰 대출이 나왔습니다.[1] 대출회사가 대출을 여러 개 묶어 투자자에게 팔아 돈을 마련했기 때문입니다.[1] 이렇게 대출을 묶어 새 증권으로 만들어 파는 일을 집 대출 같은 빚을 여러 개 묶어 새 증권으로 만들어 투자자에게 파는 일입니다.라고 합니다.[3] 신용이 낮은 사람에게 내준 위험한 집 대출은 신용 기록이 좋지 않거나 계약금이 적어 예전 같으면 대출받기 어려웠던 사람에게 내준 위험이 큰 집 대출입니다. 대출이라고 불렀습니다.
과일 가게가 여러 과수원에서 받은 사과를 섞어 바구니째 판다고 해 봅시다. 사과 하나하나는 집 대출 한 건이고, 바구니는 그 대출을 묶은 증권입니다. 바구니를 산 사람은 사과 대신 매달 들어오는 대출 이자를 받습니다. 가게는 바구니를 팔자마자 돈이 생기니 사과를 더 많이 받아 옵니다. 문제는 상한 사과가 섞여도 바구니 겉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다만 실제 증권은 바구니보다 훨씬 여러 번 나뉘고 다시 묶여 세계로 팔렸습니다.[3]
집값이 오르는 동안에는 문제가 잘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대출을 못 갚게 된 사람도 집을 팔거나 더 빌려 빚을 갚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1] 집값이 꼭대기를 찍자 이 길이 막히고 대출 손실이 늘기 시작했습니다.[1] 미국 집값은 2007년 초 꼭대기를 찍은 뒤 전국 평균 20% 넘게 떨어졌습니다.[2]
얇은 자기 돈과 하룻밤짜리 빚
손실이 위기로 커진 까닭은 금융회사들이 빚으로 몸집을 키웠기 때문입니다. 미국 금융위기조사위원회(FCIC)는 2007년 미국 5대 투자은행이 아주 얇은 자기 돈으로 움직였다고 적었습니다.[3] 한 가지 잣대로 보면 이들의 자기 돈보다 훨씬 많은 돈을 빌려 자산을 키우는 것, 또는 자산이 자기 돈의 몇 배인지 나타낸 배율입니다.는 최대 40대 1이었습니다.[3] 자산 40달러 가운데 손실을 막아 줄 자기 돈은 1달러뿐이었다는 뜻입니다.[3] 그래서 자산 가치가 3%도 안 되게 떨어져도 회사가 무너질 수 있었습니다.[3] 빚으로 산 주식이 조금만 떨어져도 강제로 팔리는 구조는 레버리지 코스 2장에서 봤습니다.
계산 과정 보기
자기 돈 1달러 ÷ 자산 40달러 = 2.5%입니다. 자산이 2.5% 줄면 손실 1달러가 자기 돈 1달러를 모두 지웁니다.
더 아슬아슬한 점은 빚의 상당 부분이 하룻밤짜리였다는 것입니다.[3] 날마다 새로 빌려 어제 빚을 갚아야 했습니다.[3] 이 빚의 담보로는 집 대출로 만든 증권도 많이 쓰였습니다.[3] 짧게 빌려 오래 묶이는 자산을 샀다는 점에서 1장의 한국 은행들과 닮았습니다.

리먼 파산과 머니마켓펀드의 인출
2008년 9월 15일 투자은행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을 신청했습니다.[3] FCIC는 이 일을 미국 역사상 가장 큰 파산으로 불렀습니다.[3]
충격은 은행이 아닌 곳으로도 번졌습니다. **아주 짧게 빌려주는 증권에 투자하고 한 좌의 값을 일정하게 지키려는 펀드입니다. 예금이 아니어서 예금보험이 없습니다.**는 여럿의 돈을 모아 짧게 빌려주는 증권에 투자하는 펀드입니다.[4] 한 좌의 값을 대개 1달러로 일정하게 지키고, 달라고 하면 바로 돌려줍니다.[3][4] 그래서 많은 사람이 예금처럼 여겼지만, 예금과 달리 보험이 없었습니다.[4]
세계 최초의 여러 사람의 돈을 모아 만기가 짧은 채권·어음 같은 단기 금융상품에만 투자하는 펀드입니다.파킹통장·CMA·MMF, 누구에게 맡기는 돈인가 챕터에서 보기인 리저브 프라이머리 펀드는 리먼이 낸 기업어음을 갖고 있었습니다.[3] 리먼이 파산한 다음 날, 이 펀드는 한 좌의 값을 0.97달러로 내렸습니다.[4] 1달러를 지키지 못한 것입니다.[3]
곧 리먼 채권이 없던 펀드에서도 돈이 빠졌습니다.[3] FCIC는 투자자들이 다른 사람이 먼저 빼 갈까 두려워 돈을 뺐다고 적었습니다.[3] 일주일 사이 프라임 MMF에서 빠져나간 돈은 FCIC 집계로 3,490억 달러입니다.[3] 미국 재무부 보고서는 같은 주의 인출을 약 3,100억 달러로 집계했습니다.[4] 리먼 파산 나흘 뒤인 9월 19일, 재무부는 MMF를 한시적으로 보증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5] 보험이 없던 곳의 인출을 멈추려고 정부가 보증을 따로 만든 것입니다.
한국으로 번진 길
한국에도 충격이 닿았습니다.[7]
| 무엇 | 위기 직전 | 그 뒤 |
|---|---|---|
| 원/달러 환율 | 2008년 9월 1일 1,087.0원 | 2009년 3월 3일 1,573.6원[7] |
| 중앙은행이나 정부가 외화가 급히 필요할 때나 외환시장을 안정시킬 때 언제든 쓸 수 있게 갖고 있는 외화 자산입니다.1997년 외환위기는 왜 일어났나 챕터에서 보기 | 2008년 9월 말 약 2,397억 달러 | 2008년 11월 말 약 2,005억 달러[7] |
외환보유액은 1997년 11월 말의 열 배 가까이 됐지만, 두 달 사이 약 392억 달러 줄었습니다.[7] 환율이 이렇게 뛴 힘은 환율 코스 1장에서 다뤘습니다. 10월 29일 연준은 한국은행과 최대 300억 달러 규모의 두 중앙은행이 정한 기간 동안 서로의 돈을 바꿔 주기로 한 약속입니다. 2008년 한국은행은 이 약속으로 연준에서 달러를 빌릴 길을 열었습니다.를 맺는다고 발표했습니다.[6] 한국은행이 찍을 수 없는 달러를, 달러를 찍는 중앙은행에서 빌려 올 길을 연 것입니다.[6]
계산 과정 보기
2008년 9월 말 2,396억 7,179만 달러 − 11월 말 2,005억 592만 달러 ≈ 392억 달러 줄었습니다. 2,396억 7,179만 ÷ 1997년 11월 말 244억 430만 ≈ 9.8배입니다.
FCIC 위원 10명 가운데 6명이 보고서를 채택했고 4명은 반대했습니다.[3] 다수 의견은 이 위기를 피할 수 있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3] 규제와 감독의 실패, 금융회사의 위험 관리 실패, 지나친 빚과 불투명함을 원인으로 꼽았습니다.[3] 반대한 위원 셋은 다수 의견이 너무 많은 일을 원인으로 늘어놓았다고 비판했습니다.[3] 다른 한 위원은 미국 정부의 주택 정책이 없었다면 위기도 없었을 것이라고 봤습니다.[3] 2008년 위기의 원인은 지금도 하나로 정리되지 않습니다. 다만 반대한 위원 셋도 얇은 자기 돈과 짧은 빚에 기댄 것을 원인 목록에 올렸습니다.[3]
1997년과 2008년은 출발점이 달랐지만, 짧게 빌린 돈이 한꺼번에 빠져나간 모습은 같았습니다. 다음 챕터에서는 두 위기에 공통된 구조와, 그 인출을 막는 안전장치를 봅니다.
용어 정리
- 증권화
- 집 대출 같은 빚을 여러 개 묶어 새 증권으로 만들어 투자자에게 파는 일입니다.
- 서브프라임
- 신용 기록이 좋지 않거나 계약금이 적어 예전 같으면 대출받기 어려웠던 사람에게 내준 위험이 큰 집 대출입니다.
- 레버리지
- 자기 돈보다 훨씬 많은 돈을 빌려 자산을 키우는 것, 또는 자산이 자기 돈의 몇 배인지 나타낸 배율입니다.
- 머니마켓펀드(MMF)
- 아주 짧게 빌려주는 증권에 투자하고 한 좌의 값을 일정하게 지키려는 펀드입니다. 예금이 아니어서 예금보험이 없습니다.
- 통화스와프
- 두 중앙은행이 정한 기간 동안 서로의 돈을 바꿔 주기로 한 약속입니다. 2008년 한국은행은 이 약속으로 연준에서 달러를 빌릴 길을 열었습니다.
이해도 점검
정답 0 / 3Q1증권화가 위험한 집 대출을 늘리는 데 한몫한 까닭으로 가장 알맞은 것은 무엇입니까?
Q2레버리지가 40대 1인 금융회사에 대한 설명으로 맞는 것은 무엇입니까?
Q3리먼 파산 뒤 리먼 채권이 없던 머니마켓펀드(MMF)에서도 돈이 빠진 까닭으로 FCIC가 든 것은 무엇입니까?
이 챕터의 요약
- 집 대출을 묶어 파는 증권화로 위험한 대출이 늘었고, 집값이 꺾이자 손실이 퍼졌습니다.
- 미국 투자은행들은 얇은 자기 돈과 하룻밤짜리 빚에 기대어, 작은 손실에도 무너질 수 있었습니다.
- 리먼 파산 뒤 예금이 아닌 MMF에서 인출이 번졌고, 한국에는 환율 급등과 달러 부족으로 닿았습니다.
출처와 신뢰도
- ASubprime Mortgage Crisis, 2007–2010 (John V. Duca) · 연방준비제도 역사(Federal Reserve History)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운영하는 역사 해설입니다. 예전에는 신용 기록이 평균보다 나쁘거나 계약금이 적으면 집 대출을 받기 어려웠다는 설명, 2000년대 초중반 대출을 묶어 투자자에게 파는 방식으로 돈을 마련한 대출회사들에서 위험이 큰 집 대출이 나왔다는 설명, 집값이 오르는 동안에는 못 갚게 된 사람이 집을 팔거나 더 빌려 갚을 수 있었고 집값이 꼭대기를 찍자 이 길이 막혀 손실이 늘기 시작했다는 설명을 가져왔습니다.본문으로
- AThe Great Recession and Its Aftermath · 연방준비제도 역사(Federal Reserve History)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운영하는 역사 해설입니다. 미국 평균 집값이 1998년부터 2006년까지 두 배 넘게 올라 미국 기록상 가장 가파르게 올랐다는 설명과, 2007년 초 꼭대기를 찍은 뒤 2007년 1분기부터 2011년 2분기까지 전국 평균 5분의 1 넘게 떨어졌다는 설명을 가져왔습니다.본문으로
- AThe Financial Crisis Inquiry Report (2011) · 미국 금융위기조사위원회(FCIC)미국 의회가 만든 조사위원회의 최종 보고서입니다. 위원 6명이 채택하고 4명이 반대했다는 기록, 위기를 피할 수 있었다는 결론과 규제·감독 실패, 지배구조·위험 관리 실패, 지나친 빚과 위험한 투자와 불투명성이 원인이라는 다수 의견(xvii~xix쪽), 2007년 5대 투자은행의 레버리지가 한 가지 잣대로 최대 40대 1이어서 자산 가치가 3%도 안 되게 떨어져도 회사가 무너질 수 있었고 빚의 상당 부분이 날마다 새로 빌려야 하는 하룻밤짜리였다는 설명(xix~xx쪽), 날마다 새로 빌려야 하는 빚 수백억 달러가 서브프라임 증권을 담보로 했다는 서술(xvii쪽), 위기 전 정점에 삼자간 레포 담보 가운데 비GSE 주택저당증권과 CDO 같은 위험한 담보가 최대 30%였다는 설명(293쪽), 2008년 9월 15일 리먼 파산과 이를 미국 역사상 가장 큰 파산으로 부른 서술(325·356쪽), 세계 최초의 MMF인 리저브 프라이머리 펀드가 1달러 순자산가치를 지키기로 했고 리먼 기업어음 7억 8,500만 달러를 갖고 있었으며 1달러를 지키지 못했고 리먼 채권이 없던 MMF에서도 투자자들이 다른 투자자가 먼저 달아날까 두려워 돈을 뺐고 프라임 MMF에서 일주일 사이 3,490억 달러가 빠졌다는 서술(356~357쪽), 증권화 용어 정의(용어집), 반대 위원 세 명이 다수 의견의 설명이 너무 넓다고 비판하면서도 레버리지와 단기 자금 의존을 원인 목록에 올렸다는 점(414·418·428~429쪽), 다른 한 위원이 미국 정부의 주택 정책이 없었다면 2008년 위기는 없었을 것이라고 본 점(451쪽)을 가져왔습니다.본문으로
- AMoney Market Fund Reform Options (대통령 금융시장 실무그룹 보고서, 2010) · 미국 재무부미국 정부 실무그룹의 보고서입니다. 리저브가 2008년 9월 16일 프라이머리 펀드의 한 좌 값을 0.97달러로 다시 매긴다고 발표했다는 설명, 9월 15일이 든 주에 투자자들이 프라임 MMF에서 약 3,100억 달러(자산의 15%)를 뺐고 1달러를 지키지 못한 MMF는 리저브 프라이머리 펀드 하나뿐이었다는 설명, MMF가 여럿의 돈을 모아 단기 금융시장 상품에 투자하며 대개 한 좌의 값을 일정하게 지키고 요구하면 바로 돌려준다는 설명, 많은 개인 투자자가 MMF와 은행 예금을 거의 같은 것으로 여기지만 MMF는 보험이 없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설명을 가져왔습니다.본문으로
- ATreasury Announces Guaranty Program for Money Market Funds (HP-1147, 2008년 9월 19일) · 미국 재무부미국 재무부의 보도자료입니다. 참여한 MMF를 한시적으로 보증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외환안정기금에서 최대 500억 달러를 쓸 수 있게 했다는 발표를 가져왔습니다.본문으로
- AFederal Reserve, Banco Central do Brasil, Banco de Mexico, Bank of Korea, and Monetary Authority of Singapore announce the establishment of temporary reciprocal currency arrangements (2008년 10월 29일) ·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연준의 보도자료입니다. 한국은행 등 네 중앙은행과 임시 통화스와프를 맺어 각각 최대 300억 달러까지 달러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게 했고 2009년 4월 30일까지 유효하다는 발표를 가져왔습니다.본문으로
- A경제통계시스템(ECOS) · 주요국 통화의 대원화환율, 외환보유액 · 한국은행중앙은행의 공식 통계입니다. 2026년 10월 29일에 조회한 통계표 3.1.1.1(일별 원/미국달러 매매기준율)의 2008년 9월 1일 1,087.0원, 2009년 3월 3일 1,573.6원과, 통계표 732Y001(외환보유액 합계, 월말)의 1997년 11월 말 244억 430만 달러, 2008년 9월 말 2,396억 7,179만 달러, 11월 말 2,005억 592만 달러를 가져왔습니다.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