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하는 순간 예금이 생긴다
은행에서 1,000만 원을 빌리면 내 통장에 1,000만 원이 찍힙니다. 그 돈은 다른 누군가의 예금을 옮겨 온 것일까요? 은행 장부 두 줄로 대출이 실행되는 순간을 따라가 봅니다.
대출받은 1,000만 원은 어디서 왔을까
은행에서 돈을 빌리면 통장 잔액이 그만큼 늘어납니다. 많은 사람이 이 돈을 다른 사람이 맡긴 예금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 저축한 돈을 은행이 잠시 옮겨 준 것이라는 생각입니다.[1]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은 다르게 설명합니다. 은행이 대출하는 순간, 대출받는 사람의 계좌에 같은 금액의 예금이 새로 생긴다는 것입니다.[1] 그 순간 경제 전체의 돈이 새로 늘어난다고 봅니다.[1] 이 챕터는 그 순간을 은행 장부로 따라갑니다.
친구와 빌린 금액, 이자율, 갚는 시기와 방법을 적은 계약서입니다. 가족끼리는 실제로 그대로 갚아야 빌린 돈으로 인정됩니다.부모님 돈을 둘러싼 다섯 가지 착각 챕터에서 보기을 바꿔 쓰는 장면을 떠올려 보세요. 민지는 은행에 “갚겠습니다”라는 쪽지를 주고, 은행은 민지에게 “언제든 내주겠습니다”라는 쪽지를 줍니다. 민지가 준 쪽지가 대출이고, 은행이 준 쪽지가 예금입니다. 두 쪽지는 같은 금액으로 동시에 생깁니다. 다만 은행이 준 쪽지는 가게와 다른 사람이 돈처럼 받아 준다는 점에서 친구의 쪽지와 다릅니다.
장부 두 줄로 보는 대출
가상의 예시로 민지가 A은행에서 1,000만 원을 빌린다고 해 봅시다. 은행 장부는 왼쪽과 오른쪽으로 나뉩니다. 왼쪽 장부에서 앞으로 받을 돈이나 가진 것입니다. 은행에게 내준 대출은 돌려받을 돈이라 자산입니다.에는 앞으로 받을 돈을, 오른쪽 장부에서 앞으로 내줄 돈입니다. 은행에게 고객의 예금은 달라고 하면 내줘야 하는 돈이라 부채입니다.에는 앞으로 내줄 돈을 적습니다.
민지에게 내준 대출은 A은행이 나중에 돌려받을 돈이라 자산입니다. 민지의 예금은 A은행이 달라고 하면 내줘야 하는 돈이라 부채입니다.[1] A은행은 지폐 다발을 건네지 않고, 민지 계좌에 예금 1,000만 원을 적어 넣습니다.[1] 그래서 장부의 두 줄이 같은 금액만큼 함께 늘어납니다.[1] 몇몇 경제학자가 예금을 ’만년필 돈’이라고 부른 것도 이 때문입니다.[1] 대출을 승인하는 펜 끝에서 예금이 생긴다는 뜻입니다.
이 순간 A은행 금고의 지폐는 줄지 않았습니다. 다른 사람의 예금도 그대로입니다. 중앙은행이 공급한 돈의 양도 이 단계에서는 바뀌지 않는다고 영란은행은 설명합니다.[1]

예금이 은행이 진 빚이라는 점은 디지털 화폐 코스 1장에서도 다뤘습니다.
돈이 다른 은행으로 옮겨 가면
민지는 이 돈으로 중고차를 삽니다. 판매자의 계좌는 B은행에 있습니다. 민지가 차값을 보내면 민지의 예금이 줄고 판매자의 예금이 늘어납니다.[1] 예금이 A은행에서 B은행으로 옮겨 갔을 뿐, 경제 전체의 예금은 그대로입니다.
그렇다면 A은행은 B은행에 무엇을 넘겨줄까요? 은행끼리는 은행이 예금의 일부를 한국은행에 맡겨 두거나 현금으로 들고 있는 돈입니다. 은행끼리 돈을 주고받을 때도 이 돈으로 결제합니다.으로 결제합니다.[1] 지급준비금은 은행이 예금의 일부를 한국은행에 맡겨 둔 돈입니다.[2] 은행들은 한국은행에 연 이 챕터에서는 은행 같은 금융기관이 한국은행에 열어 둔 계좌를 말합니다. 은행끼리의 결제가 이 계좌 사이에서 이루어집니다. 계좌 사이에서 이 돈을 주고받습니다.[2]
A은행이 대출만 늘리면 지급준비금이 계속 빠져나갑니다.[1] 그래서 은행은 다른 예금을 끌어오려고 예금 금리를 더 주기도 합니다.[1] 이 부담이 은행 대출에 한계를 짓는다는 이야기는 3장에서 다시 봅니다.
은행이 한국은행에 맡긴 지급준비금을 꺼내 고객에게 빌려준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영란은행은 중앙은행에 맡긴 지급준비금을 은행끼리만 빌려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1] 개인과 기업은 중앙은행에 지급준비금 계좌를 갖지 않기 때문입니다.[1] 고객에게 빌려준 돈은 지급준비금이 아니라 새로 적어 넣은 예금입니다.
갚으면 돈이 사라진다
대출이 예금을 만들듯이, 대출을 갚으면 예금이 사라집니다.[1] 신용카드도 같습니다. 카드로 장을 보면 내 대출과 가게의 예금이 함께 늘어납니다.[1] 달 끝에 카드값을 다 갚으면 그달 새로 생긴 돈이 모두 사라집니다.[1]
민지의 이야기를 단계별로 모으면 아래와 같습니다.
| 단계 | A은행 장부 | 경제 전체의 예금 |
|---|---|---|
| 민지가 1,000만 원을 빌림 | 자산 대출 +1,000만 원, 부채 예금 +1,000만 원 | 1,000만 원 늘어남 |
| 민지가 B은행의 판매자에게 차값을 보냄 | 부채 예금 −1,000만 원, 자산 지급준비금 −1,000만 원 | 그대로 (B은행으로 옮겨 감) |
| 1년 뒤 민지가 A은행 계좌에 모은 예금으로 원금을 갚음 | 자산 대출 −1,000만 원, 부채 예금 −1,000만 원 | 1,000만 원 줄어듦 |
- 은행이 대출하면 그 순간 대출자 계좌에 새 예금이 생깁니다.
- 예금이 다른 은행으로 옮겨 가도 경제 전체의 예금은 그대로입니다.
- 대출을 갚으면 예금과 대출이 함께 사라집니다.[1]
그렇다면 경제 전체에는 돈이 얼마나 있고, 은행 대출은 무엇이 묶을까요? 다음 챕터에서 돈의 양을 재는 자와 지급준비제도, 기준금리를 차례로 봅니다.
용어 정리
- 자산
- 장부에서 앞으로 받을 돈이나 가진 것입니다. 은행에게 내준 대출은 돌려받을 돈이라 자산입니다.
- 부채
- 장부에서 앞으로 내줄 돈입니다. 은행에게 고객의 예금은 달라고 하면 내줘야 하는 돈이라 부채입니다.
- 지급준비금
- 은행이 예금의 일부를 한국은행에 맡겨 두거나 현금으로 들고 있는 돈입니다. 은행끼리 돈을 주고받을 때도 이 돈으로 결제합니다.
- 당좌예금
- 이 챕터에서는 은행 같은 금융기관이 한국은행에 열어 둔 계좌를 말합니다. 은행끼리의 결제가 이 계좌 사이에서 이루어집니다.
이해도 점검
정답 0 / 3Q1민지가 A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그 돈이 민지의 A은행 계좌에 들어온 순간, A은행 장부는 어떻게 바뀝니까?
Q2민지가 대출받은 돈을 B은행에 계좌가 있는 중고차 판매자에게 보냈습니다. 경제 전체의 은행 예금은 어떻게 됩니까?
Q31년 뒤 민지가 모은 예금으로 대출을 모두 갚았습니다. 맞는 설명은 무엇입니까?
이 챕터의 요약
- 은행이 대출하면 그 순간 대출자 계좌에 새 예금이 생깁니다. 다른 사람의 예금을 옮긴 것이 아닙니다.
- 은행 장부에서 대출은 자산, 예금은 부채이고, 대출이 실행되면 두 줄이 같은 금액만큼 함께 늘어납니다.
- 돈이 다른 은행으로 옮겨 가도 전체 예금은 그대로이고, 대출을 갚으면 그만큼 돈이 사라집니다.
출처와 신뢰도
- AMoney creation in the modern economy (Quarterly Bulletin 2014 Q1, McLeay·Radia·Thomas) · 영란은행(Bank of England)영국 중앙은행의 공식 발행물(첨부 PDF)입니다. 은행이 대출할 때 차입자 계좌에 같은 금액의 예금을 만들어 새 돈이 생긴다는 설명, 은행 예금은 은행이 고객에게 진 부채(IOU)라 빌려줄 수 있는 자산이 아니라는 설명, 대출 직후에는 중앙은행 돈의 양이 바뀌지 않는다는 설명, 일부 경제학자가 예금을 '만년필 돈'이라 불렀다는 소개, 대출받은 돈이 다른 은행의 판매자에게 가면 예금이 그 은행으로 옮겨 가고 두 은행이 지급준비금으로 결제한다는 설명, 대출만 늘리면 지급준비금이 줄어 은행이 예금을 끌어오려 금리를 더 준다는 설명, 지급준비금은 은행끼리만 빌려줄 수 있고 개인·기업은 중앙은행 지급준비금 계좌를 갖지 않는다는 설명, 대출 상환과 카드값 결제가 예금을 없앤다는 설명을 가져왔습니다.본문으로
- A지급준비제도 · 한국은행중앙은행의 제도 설명입니다. 은행이 지급준비금 적립대상 채무의 일정 비율을 중앙은행에 예치해야 한다는 정의와, 지급준비금을 한국은행 당좌예금으로 예치하게 해 당좌예금계좌를 이용한 금융기관 사이의 지급결제가 원활히 이루어진다는 설명, 필요지급준비금의 35%까지 은행이 보유한 한국은행권을 인정한다는 설명을 가져왔습니다.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