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02구매력 감소와 실질 72의 법칙

물가가 복리를 깎는 계산

연 2%의 물가는 한 해만 보면 작아 보입니다. 하지만 물가도 복리로 오르기 때문에, 30년이 지나면 같은 돈으로 살 수 있는 양이 절반 가까이 줄어듭니다. 이 챕터는 그 감소를 계산하고, 72의 법칙을 실질 기준으로 다시 씁니다.

읽는 시간 10분선행 챕터 01핵심 개념 3개갱신

물가도 복리로 오른다#

앞 챕터에서 실질 수익률은 금액이 아니라 구매력이 늘어난 비율이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번에는 그 구매력이 여러 해에 걸쳐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겠습니다.

한국은행은 2019년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 2%를 물가안정목표로 삼고 있습니다.[1] 물가가 목표대로 해마다 2%씩만 올라도, 서랍 속 현금 1,000만 원의 구매력은 10년 뒤 약 820만 원어치, 30년 뒤에는 약 552만 원어치로 줄어듭니다. 계산은 1,000만 원 ÷ 1.02ⁿ입니다.

쉽게 말하면

현금은 냉장고 밖에 꺼내 둔 얼음과 비슷합니다. 얼음의 크기가 구매력이고, 녹는 속도가 물가상승률입니다. 작은 얼음은 한 시간에 조금씩 녹을 뿐이라 눈치채기 어렵지만, 하루가 지나면 꽤 작아져 있습니다. 다만 실제 물가는 녹는 속도가 일정하지 않습니다.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998년에 7.5%였고 2015년에는 0.7%였습니다.[2]

물가상승률별로 남는 구매력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물가상승률 10년 뒤 20년 뒤 30년 뒤
연 2% 82.0% 67.3% 55.2%
연 3% 74.4% 55.4% 41.2%
연 5.1% 60.8% 37.0% 22.5%

여기서 흔히 하는 실수는 3% × 30년 = 90%를 빼서 “30년이면 구매력이 10%만 남는다”라고 계산하는 것입니다. 실제로는 41.2%가 남습니다. 물가는 줄어든 구매력에 대고 다시 비율로 깎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절반 넘게 사라진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고정 금리를 받거나 현금성 자산에 돈을 두는 사람에게는 물가가 수익을 갉아먹는 것이 가장 큰 위험으로 꼽힙니다.[4]

실질 기준의 72의 법칙#

복리 코스에서 72를 수익률로 나누면 돈이 두 배가 되는 기간이 나온다고 했습니다. 같은 셈을 물가와 실질 수익률에 그대로 쓸 수 있습니다.[3]

핵심 공식

구매력이 반으로 줄어드는 기간(년) ≈ 72 ÷ 물가상승률(%)

구매력이 두 배가 되는 기간(년) ≈ 72 ÷ 실질 수익률(%)

물가가 연 3%면 현금의 구매력은 약 24년 뒤 반이 됩니다.

어림값과 정확한 계산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정확한 값은 ln 2 ÷ ln(1 + 물가)로 구합니다.

물가상승률 72의 법칙 정확한 계산
연 2% 36.0년 35.0년
연 3% 24.0년 23.4년
연 5.1% 14.1년 13.9년

두 번째 공식은 통장 숫자와 실제 형편이 얼마나 다른 속도로 움직이는지 보여 줍니다. 명목 연 5%로 굴러가는 돈은 72 ÷ 5 = 14.4년이면 금액이 두 배가 됩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물가가 연 3%씩 오르면 실질 수익률은 약 2%이므로, 살 수 있는 양이 두 배가 되기까지는 72 ÷ 2 = 36년이 걸립니다. 정확식으로 계산해도 금액은 14.2년, 구매력은 36.0년입니다.

30년 뒤의 숫자를 읽는 법#

원금 100만 원을 명목 연 5%로 30년 굴리면서 물가가 연 3%씩 오르는 경우를 그려 보겠습니다. 통장에 찍히는 금액, 그 금액을 오늘 돈으로 바꾼 값, 같은 돈을 현금으로 두었을 때의 구매력을 함께 놓았습니다.

세 선은 같은 30년, 같은 물가를 지납니다. 맨 위 선과 가운데 선 사이의 간격이 물가가 가져간 몫이고, 30년 뒤에는 통장 금액의 절반을 넘습니다.

같은 눈으로 복리 코스 1장의 숫자를 다시 읽을 수 있습니다. 연 7%로 30년 굴린 100만 원은 약 761만 원이 되었습니다. 물가가 연 2%였다면 이 금액은 오늘 돈으로 761만 원 ÷ 1.02³⁰ = 약 420만 원입니다. 여전히 4.2배로 늘었지만, 통장 숫자가 말해 주는 7.6배와는 크기가 다릅니다.

흔한 착각

장기 목표를 명목 금액으로 세우는 것입니다. “30년 뒤 10억 원”은 물가가 연 2%면 오늘 돈으로 약 5억 5,200만 원, 연 3%면 약 4억 1,200만 원의 가치입니다. 목표 금액을 정할 때는 오늘 돈 기준으로 먼저 정하고, 거기에 물가를 곱해 미래 금액으로 바꿔야 합니다.

한 걸음 더

물가 통계가 재는 것은 온 나라 가구의 평균 장바구니입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가구 소비 지출에서 비중이 큰 458개 품목으로 계산하고, 자주 사는 생필품 144개만 따로 모은 생활물가지수를 보조 지표로 함께 냅니다.[2] 내 지출이 평균과 다르게 생겼다면 내가 겪는 물가상승률도 공식 수치와 다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세금을 빼고 계산했습니다. 다음 챕터에서는 세금까지 넣으면 “물가보다 높은 금리”가 왜 충분하지 않은지, 그리고 물가를 이긴다고 알려진 자산들에 대한 착각을 근거와 함께 확인하겠습니다.

이해도 점검0 / 3

Q1물가가 연 3%씩 30년 동안 오른다면, 지금 현금 1,000만 원의 구매력은 오늘 돈 기준으로 얼마가 됩니까?

Q2명목 수익률이 연 6%이고 물가상승률이 연 2%일 때, 구매력이 두 배가 되는 데 걸리는 기간은 대략 얼마입니까?

Q330년 뒤에 10억 원을 모으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물가가 연 2%씩 오른다면 그 10억 원은 오늘 돈으로 얼마의 가치입니까?

이 챕터의 요약
  • 물가도 복리로 오르므로, 연 2%만으로도 현금의 구매력은 30년 뒤 약 55%로 줄어듭니다.
  • 72 ÷ 물가상승률은 구매력이 반으로 주는 기간, 72 ÷ 실질 수익률은 구매력이 두 배가 되는 기간입니다.
  • 장기 목표 금액과 장기 수익 예상은 오늘 돈 기준으로 다시 계산해야 실제 크기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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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와 신뢰도
  1. A물가안정목표제 — 한국은행중앙은행의 공식 안내입니다. 2019년 이후 물가안정목표가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기대비) 기준 2%라는 내용을 가져왔습니다.
  2. A소비자물가상승률 — 지표누리 국가발전지표 (대한민국 정부 통계 누리집)정부가 공표하는 공식 통계입니다. 1998년 7.5%, 2015년 0.7%의 상승률과 소비자물가지수의 458개 품목 구성, 생활물가지수 144개 품목 설명을 가져왔습니다.
  3. BRule of 72 — Wikipedia72의 법칙의 유도와 오차를 정리한 문서입니다. 본문의 수치는 정확식으로 따로 계산해 대조했습니다.
  4. AWhat is Risk? — Investor.gov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규제기관의 투자 기초 안내입니다. 물가가 고정 금리를 받는 투자자의 구매력을 줄인다는 인플레이션 위험 설명을 가져왔습니다.